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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광화문 대역사(大役事)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복지연대
조회
3,919회
작성일
21-05-23 16:55

본문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정식 명칭이 따로 있는 데, 그것은 제목에서 밝힌 바와 같이 '새로운 광화문 대역사'이다. 대역사[大役事]의 사전적 의미는 규모가 크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토목이나 건축 따위의 일을 말한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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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서울시는 작년 10월 국제설계공모하여 올해 1월 당선작을 발표하였고, 당선자와 설계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뒤 4월에 시민광장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진행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조성에 서둘러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데, 2018년 서울시 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서 시민광장 설계비를 삭감하였지만 서울시는 설계를 강행하여 서울시 의회 예산심의 의결권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광화문 광장은 경복궁 바로 앞에는 역사광장(3만6000㎡)이, 남측으로는 시민광장(2만4000㎡)이 조성되도록 설계되었는데, 역사광장에는 742억, 시민광장에는 298억이 각각 소요된다. 즉, 새 광화문 광장을 만드는 데는 총 1040억원(서울시 669억원·문화재청 37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그런데 역사광장은 문화재 복원사업으로 기재부의 예타 면제 사업으로 분류되고 시민광장은 300억 미만이기 때문에 행안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회피할 수 있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 기가막힌다.

 

게다가 해치마당 등 세 곳으로 나뉘어 있던 지하 공간은 하나로 통합해 도서관, 화랑, 콘서트와 전시회 등 문화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으로 채운다. 주변 지역까지 쉽게 걸어다닐 수 있도록 시청, 을지로, 동대문까지 약 4㎞ 구간의 지하보행로를 광화문광장 준공 시점에 맞춰 연결한다. 지하개발과 이벤트가 난무한 대규모 토건사업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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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은 2016년에서 2017년 초까지 촛불집회 이후 시민의 힘을 상징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공간으로 부각되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시민의 운동력이 구현된 장소이다. 광장은 시민 누구나 사용 가능하고 언제든 열려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광화문 광장이 시민광장으로 탈바꿈 되길 바란다. 또한 광화문 광장은 역사적, 공간적, 상징적 의미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에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가 담겨 있는 광장을 시민이 모르는 사이에 박원순 시장은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은 박원순 시장의 개인 앞마당이 아니다. 광장 조성에 사용되는 비용 또한 박시장 개인 돈이 아니다. 이번 새로운 광화문 광장조성 만큼은 또다른 '서울로 7017'이 되지 않도록 충분한 숙의와 공론을 거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