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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불평등 사회 ②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복지연대
조회
136회
작성일
23-09-28 20:27

본문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방역을 위해 개인정보 추적과 확진자 동선 발표, 자가 격리, 영업 제한, 집합 금지 등 폭넓은 기본권 제한조치가 행해졌다. 이런 조치들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에 힘입어 한국은 코로나19에 가장 잘 대응한 나라 중 하나가 되었고, 이른바 ‘K-방역의 신화’가 탄생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권 침해에 대한 무감각,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에 대한 침해 같은 어두운 면이 존재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여러 차례의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억압적 조치들을 보수층보다 더 강력히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능력주의 비판 논리는 크게 두 가지로 갈라진다. 하나는 능력주의 자체가 문제이므로 능력주의를 대체하는 다른 보상원리들, 예컨대 평등원리나 필요원리 들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경쟁의 ‘공정성’이 아니라 ‘불평등 확대’가 훨씬 큰 문제라고 주장한다. 반면 능력주의 자체는 문제가 아니고, 왜곡된 한국식 능력주의가 문제라는 입장도 있다. 학벌에 따른 차별은 학생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니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하자거나, 기업의 연공급시스템이 노동자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므로 직무급(또는 성과급)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다. 진짜 능력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높은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혁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노력과 재능, 즉 능력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오를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 사다리가 끊어졌으니 이걸 다시 튼튼하게 잇겠다고 여야 정치인들이 입을 모아 약속한다. 많은 개혁적 시민들도 이렇게 생각한다. 영국의 급진적 평론가 레이먼드 윌리엄스는 능력주의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렇게 비판한 바 있다. “사다리는 의심할 여지없이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장치다. 당신은 사다리를 혼자 올라간다.” 개인간 능력 경쟁을 찬미하다 보면 노동자와 공동체의 연대감은 약화되고 서로 경쟁하는 적이 된다. 그러니 사다리 논리를 버려야 한다. 사다리 논리는 구조적 불평등의 문제를 개인들의 경쟁을 통한 계층 상승 가능성의 문제로 바꿔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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